지식·교육

공부하는 총장

주택연금왕 2005. 12. 6. 08:58

지난주에는 숙명여대에서 LMI리더십 수료식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30분씩 16주 동안 계속된 교육이 막을 내렸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말에 시작한 교육이 가을을 지나 엄동설한의 문턱에서 막을 내리니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지금까지 기업체 임원들을 주 대상으로 11회의 리더십 과정을 맡아 진행을 했는데 수료식을 할 때마다 늘 감동이 밀려왔다. 특히 이번 수료식에는 숙대 이경숙 총장과 조항덕 교무처장을 비롯한 교무위원 11명이 참여했다. 참가소감문을 읽어내려 갈 때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리더십을 전파하기 위해 숙대 캠퍼스를 드나들면서 오히려 리더십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 숙대는 대학혁신의 모델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이경숙 총장은 세계적인 명문여대로의 도약을 꿈꾸며 지난 10년 동안 숙대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이 총장에게는 최장수 직선총장, CEO 총장, 혁신 총장, 춤추는 총장, 언니 총장, 섬기는 총장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여기에다 ‘공부하는 총장’이란 면류관을 추가하고 싶다.

 

이 총장은 숙대를 리더십 대학으로 특성화 하여 리더십개발원을 설립했다. 학생들은 리더십 과정을 이수해야 졸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리더십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교수와 교직원들이 이미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코비 리더십 과정을 이수했다. 이 총장 자신도 3박 4일간의 리더십과정을 성실히 수료했고 FT(facilitator) 자격증도 취득했다.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느낀 총장은 심화교육의 차원에서 LMI리더십 과정을 개설했다. 최소한 100명의 교수에게 LMI리더십 과정을 이수토록 하겠다고 결단을 내리고 현재 30명이 3개 팀으로 나누어 교육을 마쳤다.

총장 자신도 솔선수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교육에 참여하여 수료를 한 것이다. 처음에 총장이 교육에 참가한다는 얘기를 듣고 설마 했다. “바쁘신 총장님께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무리이니까 개강식 때 격려사나 해주시지요”라고 부탁을 했으나 참여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솔직히 총장이 직접 참여하는 교육에 상당한 부담도 느꼈다. 처장이나 학장들도 부담이 되기에는 마찬가지였다. 이 분들은 학문적으로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보직교수로서도 성공한 사람들이 아닌가. 기업체에 교육을 가면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차별화가 되지만 대학에 가니까 비교우위가 없어져 버렸다. 그러나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우선 총장의 교육에 임하는 자세에 놀랐다. 16주 동안 2주 만 빠지고 출석을 했다. 그 두 번도 APEC 회의 때문에 참석을 못했으니 사실상 100% 출석을 한 셈이다. 대학총장이 얼마나 바쁜 지는 비서실에서 5분 만 기다려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이 총장은 발로 뛰는 리더가 아닌가. 그 바쁜 시간에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었을까.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교육시간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기 때문이다. 어떤 주는 해외출장을 다녀와서 아침에 인천공항에 내려 서울시내에서 오전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교육장에 나타나 참석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해 오는 성실한 학습자세에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LMI리더십의 특성은 예습을 하는데 있다. 내용을 알고 있어야 베스트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토론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내용을 2번 읽고 테이프를 6번 들어야 되는데 이 과정을 철저하게 지켰다. 숙제를 빠짐없이 성실하게 제출할 때 마다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또 토론 시간에는 11명의 참가자가 4개조로 나누어 얼마나 열띤 토론을 벌이는지 탄성이 절로 새어 나왔다. 그야말로 성실성, 진지함, 겸손, 섬김, 창의성이 넘치는 학습시간이었다.

숙대에는 칭찬과 격려와 섬김의 문화가 숨쉬고 있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Good News 시간에 참가자들이 서로 간에 얼마나 축하하고 격려해 주든지 기쁨과 감동이 넘쳐났다. 칭찬과 격려가 대학 문화로 정착을 했다. 총장과 교무위원들 간에 자유로우면서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대개 CEO가 교육에 참여하면 어색하고 딱딱할 수가 있는데 총장 스스로 교육 참가자의 한 사람으로서 겸손한 자세로 임한 덕택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150분 동안의 교육시간에 최소한 50회가 넘는 박수가 나온다면 학습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는가. 이 총장의 참가소감 발표는 감동 그 자체였다.

“교육기간 내내 기쁜 마음으로 교육에 참여했다. 교육 내용과 방법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리더십과 참된 성공에 이르는 방법을 이렇게 쉽고 정교하게 만들어 놓을 수 있을까. 진즉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제 리더십에 자신이 생겼다. 나 자신도 많이 변했다. 가족들이 너무 좋아한다. 다른 교수님들도 많은 변화를 경험한 정말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모든 교수님들이 이 교육을 받으면 좋겠다.”

다른 참가자들도 변화된 자신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발표했다. 숙대에는 정말 섬김의 리더십, 부드러운 리더십, 칭찬 리더십, 감성 리더십이 숨쉬고 있었다.

“부드러운 여성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2020년에 대한민국 리더의 10%는 숙명에서 나온다.”
리더십 교육에 참여하는 총장과 교무위원들의 진지하고 열정이 넘치는 자세를 보면서 숙대의 기적은 우연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숙대의 꿈도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4개월 동안 기대와 설레임으로 숙대를 드나들다 보니 어느덧 숙대 홍보대사가 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리더십을 연구하는 나에게 훌륭한 리더와의 만남은 늘 가슴을 뛰게 만든다. <감자탕교회 이야기>, <주식회사 장성군>이 훌륭한 리더에게 감동을 받아 나온 책이 아니던가.

이제 총장과 교수들에게 감동을 받았으니 언젠가 때가 되면 “숙명여대 혁신 이야기”를 집필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평생학습시대에 숙대 사례가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 감사합니다. 행복이 넘치는 한 주간 되세요.
      인간개발연구원 양병무 원장 올림 ***